작성일 : 20-06-07 14:20
공포소설을 쓸것이여
글쓴이 :
고월
조회 : 6,72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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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수리하다가 옥탑에서 떨어져 척추골절로 수술하고, 운동도 못하고 살은 찌고, 통증은 말도 못해 마약성 약 먹으며 수 개월간 고생하다가, 겨우 좀 걸어다닐 수 있게 되자마자 단식원에 얼른 입소를 했습니다. 젊은 날부터 여러가지 이유로 단식을 한 70회 이상 하였기에 단식의 효능은 익히 알고 있었죠.
그런데, 와우!!! 이번처럼 단기간에 단식의 효과를 본 건 처음이에요. 닷새째인 오늘은 산책도 수다를 떨어가며 너끈하게 했고 진통제도 드디어 끊게 되었네요. 소변도 시원하고 머리도 맑아지고...
원래는 열흘 정도 예상하고 갔었는데 일이 생겨서 어쩔수 없이 오늘 오후 퇴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.
언제나 한결같이 입소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는 원장님과 부원장님 내외분에게서 뿜어나오는 힐링의 에너지가 이런 작은(그러나 제게는 아주 큰) 기적을 만들어 주셨네요.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. 또 은혜쌤, 박쌤께도 감사드리고요,
이번엔 특별히 차경화실장님께 정말 감사드려요. 저 사실은 이번에는 경락 안하려고 했거든요. 워낙에 허리가 아프고 자극에 민감한 터라 잘못하면 안될 것 같아서 그랬는데, 우연히 복도에서 마주친 차실장님의 그 강렬한 포쓰에 저도 모르게 이끌려 그 유명한 “2층 9호실”로 불려가게 되었습니다.
입소 후 점잖은 콘셉으로 계속 갈려고 그랬는데... 거기서 그냥 다 망가져 버렸어요.
대비마마 소인이 잘못 했나이다, 비명 질러가며 싹싹빌며 애원도 하다가, 차실장 마마님 특유의 그 횡설수설 드립에 웃다가 울다가, 진땀까지 쪽 빼고 간신히 끝났는데..... 우와!! 하고나니 넘 몸이 좋은 거에요~~
정말 원장님 말씀 듣고 경락받은 거 잘한 거 같아요. 오히려 골반이 교정돼서 그런지 허리가 더 안아프고 되려 힘이 느껴지네요. 정말 감사 합니다, 차실장님.
근데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제 다리를 북북 문지르시면 노래도 부르시고, 거울보시면서 “아, 내가 젤 예뻐. 넘 예뻐” 그러시다가 또 난데 없이 이충무공이 되어 “나의 고통을 알리지 말라! 고통은 요통이 아니다. 고로....” 이렇게 막 억지춘향이 횡설수설, 고양이같은 애교에, 매운 손맛까지 겹쳐 정말 이상하고도 무서웠어요. 나중에 제가 오늘의 경험을 소재로 미스테리 공포소설 한 편 쓸까 합니다. 제목은 “2층 9번방의 부름” 정도가 좋을 것 같아요.
여하튼 결론은, 감사했습니다. 참 능숙하게 잘 제 몸을 힐링시켜 주셨어요.
짧은 시간이지만 같이 단식하던 입소생들도 다들 참 좋은 분들이었네요. 이런 복도 또 없지요. 연어처럼 보식의 강물을 잘 헤쳐나갈 지윤양에게 박수보내며, 입소생님들 다 잘 단식하시고, 보식도 성공하셔서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시기 바랍니다. 우리 모두 홧팅!!! 으쌰으쌰!!!
주변에도 추천할 만한 단식원이 있어서 참 든든합니다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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